빅3 게임사, 성수·판교·과천 ‘핫플’에 대형 신사옥 짓는다

국내 게임업계가 성수, 판교, 과천 등 ‘핫플레이스’ 지역에 신사옥을 마련하고 ‘공간의 진화’를 꾀하고 있다. 사세 확장과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전략으로, 기존 사옥을 매각해 자금을 확보하는 등 신사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엔씨소프트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641번지 일대에 ‘글로벌 RDI센터’를 짓고 있다. 이 부지는 판교에서 고층 건물을 세울 수 있는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꼽히는 곳이다. 엔씨는 삼성물산, 대한지방행정공제회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2021년 성남시와 약 8377억원 규모의 시유지 매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 중 절반인 4189억원을 엔씨가 부담했다.글로벌 RDI센터엔 지하 8층, 지상 14층 건물 2개 동이 들어선다. 1개 동은 엔씨가 사용하고 나머지 동은 임대 수익 창출을 위한 공간으로 활용된다. 지역사회와의 상생 차원에서 주차장 일부를 민간에 개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지난해 3월 기공식에서 박병무 엔씨소프트 공동대표는 “RDI 센터는 새로운 도약의 발판이 될 새 사옥”이라며 “게임과 기술 R&D 글로벌 혁신을 이끄는 공간을 만들겠다는 다짐이 이곳에 담겼다”고 밝혔다.엔씨는 신사옥 건립의 안정적인 자금 확보를 위해 최근 서울 강남구에 있는 ‘엔씨타워’를 4435억원에 매각했다. 이는 자산총액의 11%에 달하는 금액으로, 향후 신사옥 공사비로 수혈된다. 완공까지는 2년여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넷마블은 경기 과천 지식정보타운 9블록 부지에 지하 6층, 지상 15층 규모의 신사옥 ‘지타운’을 건립 중이다. 제2 사옥 성격인 이곳에는 자회사 넷마블엔투, 넷마블넥서스 등이 입주하고 과천시의 4차 산업육성정책에 발맞춰 인공지능(AI), 빅데이터 같은 미래 산업과 연계한 연구개발도 이뤄진다. 코오롱글로벌과 IT 스타트업을 위한 오피스 공간도 사옥 내에 마련된다. 완공 시점은 2027년 9월로 예상된다.넷마블은 서울 구로구 지타워 매각 절차에도 착수했다. 지난주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고 매수의향이 있는 원매자 찾기에 나섰다. 매각 시 약 8000억원의 현금이 확보돼 신사옥 건립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크래프톤의 성수동 신사옥 행보는 단연 눈길을 끈다. 크래프톤은 2020년부터 옛 이마트 본사, 메가박스 스퀘어 등 큼직한 성수동 일대 부동산을 잇달아 인수하며 복합 산업단지 조성을 위한 밑그림을 그렸다. 확보한 부지는 게임 개발과 AI 연구, e스포츠 대회장, 전시 공간 등을 아우르는 융복합 클러스터로 조성된다. 지금까지 부동산 매입에만 1조7000억원이 투입됐다.크래프톤의 과감한 신사옥 투자는 수년래 세계에서 가장 큰 수익을 낸 게임 지식재산권(IP)인 ‘배틀그라운드’의 꺼질 줄 모르는 인기 덕분이다. PC와 모바일 양쪽에서 세계적 흥행을 거둔 배틀그라운드는 크래프톤에 연간 조 단위 영업이익을 안기며 미래를 위한 공격적 투자를 가능케 하고 있다.이다니엘 기자 dne@kmib.co.kr